영화적이고, 연극적이며, 문학적인 영화 '자백'... 원작과의 차이








지난해 10월 개봉한 따끈따끈한 영화 '자백'이 넷플릭스와 티빙, 왓챠, 웨이브 등에 공개됐다. 최근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한 작품들이 비교적 일찍 OTT에 공개되는 추세다. 비상선언, 한산, 외계+인 등처럼 '자백' 역시 생각보다 금세 OTT에 올라왔다.


지난해 거의 매일 극장에서 살다시피 했던 만큼 이 영화 역시 큰 스크린으로 보았다. 73만 명이라는 아쉬운 성적을 남겼지만, 꽤나 흥미진진하게 보았던 기억이다. 스페인 영화 '인비저블 게스트'(Invisible Guest)의 리메이크 작품이라 기대보다는 우려가 많았는데, 다행히 한 편의 추리 소설을 보는 것처럼 내내 긴장하며 감상했다.




#1. 영화 '자백'(Confession) 기본 정보


개봉일: 2022. 10. 26

출연: 소지섭, 김윤진, 나나

감독: 윤종석

장르: 범죄, 스릴러

러닝타임: 105분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불륜을 폭로하겠다는 협박을 받고 향한 호텔에서 유민호(소지섭)는 의문의 습격을 당한다. 깨어나 보니 함께 있던 내연녀 김세희(나나)는 피를 흘리며 숨져 있고, 범인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성공한 사업가에서 하루아침에 밀실 사건 용의자가 된 유민호는 변호사 양신애(김윤진)와 함께 밀실 사건 퍼즐을 하나둘 맞춰나간다. 진실을 밝히려는 자와 그것을 감추려는 자의 두뇌 싸움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진실의 종착역에 다다른다. 




#2. 반전 묘미... 추리 소설 같은 영화


이 작품은 문학적 요소가 많이 엿보인다. 첫번째는 '밀실'이라는 배경. 많은 예술 작품에서 그러하듯 밀실은 불길하다. 닫힌 공간은 언제나 인물을 불안과 파멸로 이끈다. 폭설로 고립된 별장 안에서 펼치는 유민호와 양신애, 이 두 사람의 심리전은 보는 이들을 낯선 긴장으로 밀어 넣는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두 사람이 주고받는 많은 양의 대사들을 듣고 있노라면, 소극장에서 연극을 보는 기분도 든다. 영화적이면서도, 연극적이며, 한 편의 추리 소설 같은 영화다.


특히 유민호의 진술과 양신애의 반박에 따라 같은 상황을 여러 버전으로 감상하게 된다. 기억과 상상, 진실과 거짓이 한데 섞여 관객에게 혼선을 주는 동시에 호기심을 자극한다.


두 번째는 '구원'. 영화를 보는 동안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이나 '백치' 등 '구원' 모티프 문학 작품들을 떠올리게 한다. '자백' 역시 '구원'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건의 진실에 대해 "절대 알지 못할 것"이라고 오만하며 스스로를 구원하고자 하는 유민호에게 양신애는 거듭 말한다. "고통 없는 구원은 없어요."


영화 마지막 장면, 긴 밤이 지나 닫혀 있던 공간이 확장되고, 사건의 모든 진실이 드러나면서 인물들은 그제야 비로소 구원의 길로 들어선다.



#3. 원작과의 비교, 영화를 보는 재미를 더한다


'자백'의 원작은 앞서 말했듯 스페인 영화 '인비저블 게스트'(Invisible Guest·2016). 큰 틀을 제외한 많은 내용이 달라졌다. 스릴러물 핵심인 결말도 예측 불허의 물타기가 이어진다. 원작이 반전 결말에 힘을 쏟았다면, '자백'은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에 집중한 모양새다. 그렇다 보니 반전과 결말을 풀어내는 방식은 다소 맥이 빠지고, 심심한 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자백'은 극을 이끄는 과정에서 인물 갈등과 심리를 깊이 들여다본다. 특히 닫힌 공간에서 이어지는 두 사람의 공방은 긴박감을 끌어올린다. 유민호 진술에 따라 달라지는 이물들의 입체성을 지켜보는 과정도 흥미롭다.


스토리를 표현한 디테일에서도 차이가 있다. 도심 아파트에서 산 속 별장이라던가 나이 차이가 나는 변호사 등 한국화 된 설정들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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